비하인드 스토리
아름다운 자작나무의 모든 것 본문

1. 자작나무 소개
마치 페인트를 바를 것처럼 순백색의 수피를 가지고 있는 자작나무는 깊은 산속이나 추운 지방에 주로 서식하며 높이는 20m에 달합니다. 위도가 높은 곳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시베리아나 북유럽, 동아시아 북부, 북아메리카 북부 숲의 대표적인 나무로 꼽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74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69만 그루를 심어 키워낸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TV와 온라인 매체에 자주 등장하면서 유명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눈에 띄는 하얀 수피 덕분에 조경수로 심으면 매우 아름다우며, 목재는 단단하고 곧아서 예로부터 다양한 국가에서 신성한 나무라고 여겨졌습니다. 나무의 높이가 5m 이상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종자는 날개가 달리고 가벼워서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번식력이 좋기 때문에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공간만 있으면 금방 발아하여 자작나무 숲을 이룹니다. 자작나무의 이름은 수피를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자작나무 수피는 기름기가 많아서 불을 붙이면 다른 나무의 수피보다 더 잘 타고 자작자작 소리가 크게 납니다. 북유럽에서는 사우나를 할 때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를 다발로 묶어서 온몸을 두드리는데 이렇게 하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2. 종이같은 자작나무 수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작나무는 눈이 쌓인 추운 지역에서 주로 자생합니다. 그런데 눈의 반사율은 무려 85~90%에 달할 정도로 여름철 해수욕장의 반사율보다 4배나 더 높습니다. 눈이 쌓인 환경에 서식하는 자작나무가 태양의 복사열과 눈에 의한 반사열을 그대로 흡수한다면 사람이 화상을 입듯이 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그리하여 태양의 복사열과 눈의 빛 반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수피가 하얗게 발달하게 된 것입니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지만 흰색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는 추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작나무만의 생존 전략인 것입니다.
자작나무 수피는 잘 벗겨지고 종이처럼 얇아서 옛날에는 종이를 대신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라고 씁니다. 결혼식을 화촉(華燭)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자작나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촛불이 귀하던 옛날에는 결혼식에 촛불 대신 자작나무 수피에 불을 붙여 촛불을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자작자무 수피는 유분이 많다 보니 오랫동안 썩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천마총에서 출토된 국보 제207호 천마도가 크게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자작나무 수피에 그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보 팔만대장경의 일부 역시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썩거나 뒤틀리지 않고 현존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나무의 질이 좋아서 건축재, 세공재, 조각재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3. 자작나무와 닮은 나무
나무의 수피가 하얗다고 해서 모두 자작나무는 아닙니다. 자작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로 거제수나무와 사스래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자작나무는 대부분 사람이 심은 것인데, 거제수나무와 사스래나무는 높은 산지에서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산에서 자작나무와 닮은 나무를 발견했다면 거제수나무나 사스래나무일 확률이 높습니다.
거제수나무는 수피가 흰색 혹은 갈백색이며 너덜너덜한 느낌이 날 정도로 벗겨져서 병에 걸린 나무라는 오해를 받곤 합니다. 자작나무류 중에 가장 크게 자라는 종으로, 크게 자라면 무려 30m에 달합니다. 사스래나무는 수피가 흰색보다는 회색에 가깝고 줄기의 톱니가 불규칙합니다. 자작나무나 거제수나무보다 굵기가 얇아서 약해보이지만 사실 추위에 가장 강한 나무입니다. 지대에 따라 구분하자면 가장 높은 지대에는 사스레나무가, 그 아래에는 거제수나무가, 그리고 좀 더 낮은 지대에 자작나무가 자랍니다. 잎을 보면 구분이 더욱 쉽습니다. 자작나무 잎은 삼각형에 가깝고 측맥이 6~8쌍으로 가장 적습니다. 거제수나무 잎은 타원형이며 측맥은 9~16쌍이고, 사스래나무 잎은 계란형에 가까운 삼각형이고 측맥은 7~11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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