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목화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본문
목화의 특징
목화는 관상용 작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류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은 비식량작물로 꼽힙니다. 목화로 인해서 사회 혁명과 시민운동, 심지어 전쟁까지 벌어졌을 정도이니 그 중요성은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목화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바로 씨앗을 맺을 때 생기는 털을 이용해서 솜과 무명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목화 씨앗이 민들레처럼 바람에 날려가서 퍼뜨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가 나중에는 씨앗이 바닷물 위에 떠다닐 정도로 빽빽한 솜털을 만들어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씨앗으로는 면실유라는 기름을 짜낼 수 있으며 덜 익은 열매는 먹을 수 있지만 풋내가 나고 특유의 섬유질이 입속에 많이 남기 때문에 식감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주로 섬유의 원료로 사용되지만 현대에 와서는 원예 디자인 분야에서 장식용 소품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특히 드라이 플라워로 가공해서 꽃다발, 디퓨저, 리스 등 각종 장식에 목화솜이 달린 줄기 전체가 사용되곤 합니다. 향수나 섬유탈취제 중에는 목화를 모티브로 한 코튼향 계열도 인기가 많습니다. 마음을 깨끗하고 포근하게 만드는 목화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당신의 높은 기품'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의 목화
어린 시절 문익점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고려 시대 말에 문익점이라는 인물이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오면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무명옷이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010년, 고려 시대보다 훨씬 앞선 백제 시대 면직물이 출토되면서 목화의 도입 시기에 대해서 제각각 의견이 갈렸습니다.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온난하고 건조한 인도의 고원지대가 목화의 원산지인 만큼 비가 자주 내리고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목화 재배가 상당히 어려웠을 거라고 합니다. 목화 생산에 성공하는 경우는 아주 극소수였을 것이며 이마저도 소수 높으신 분들의 사치품이나 의례용으로만 사용되었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 시대 이전에 면직물이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서민들이 사용할 정도로 대중적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으며, 동북아시아의 기후에 맞게 개량된 목화 종자를 들여와서 서민 계층까지 퍼뜨린 것은 여전히 문익점의 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목화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이전에는 삼, 모시, 명주실 등으로 천을 만들었습니다. 목화가 도입된 후에는 면직물이 조선 시대 초기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외국에 수출할 정도로 발달했는데 1418년(세종 즉위 년)에는 일본에 1,539필을 수출했고 그 수량이 점차 증가하여 1425년에는 2,640필의 면포를 수출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면직물의 가치가 상승하자 15세기 전반에는 화폐 역할까지도 했습니다. 면직물과 다른 물건을 교환하거나 세금으로 냈다고 합니다. 기존의 삼베옷보다 백성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목화로 만드는 무명천은 매우 비쌌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겨울나기 용도로 무명옷 한두 벌밖에 가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목화의 어두운 이면
목화는 사실 실생활에 유용한 점만 있는 작물이 아닙니다. 물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흡수하고 지력을 소진시키는 작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하게 지력을 잡아먹는 식물로는 옥수수, 사탕수수, 인삼, 담배 등이 있습니다. 인도에서 세 번째로 큰 주인 마하라슈트라 주(州)는 2013년경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주민들의 생계수단인 목화와 사탕수수였습니다. 목화와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무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하는 만큼 지질을 건조화시키는 일등공신입니다. 인도의 텔랑가나 주(州) 역시 목화 산업이 발달한 곳입니다. 물을 많이 삼키는 작물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물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우물과 관개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갈수록 가뭄이 잦아지자 텔랑가나 농민들은 점점 더 관개 시스템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관개시설을 만들어서 물을 끌어오려면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농민들은 빚을 져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텔랑가나와 안드라프라데시 등은 인도 내에서도 농민 자살률이 가장 높은 안타까운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목화의 이면에는 이처럼 씁쓸한 배경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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