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와 말차의 차이에 대해서

요즘은 카페나 빵집에서 녹차(綠茶)나 말차(抹茶)로 만들어진 음료나 디저트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 가공된 녹차와 말차는 맛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사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이 두가지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녹차의 역사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을 사용해서 만든 차입니다. 원산지는 중국 쓰촨성과 티베트 경계의 산악지대 일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후반에 중국에서 수입하여 상류층에서 소비하다가 신라시대 828년(흥덕왕 3년)에 당나라로부터 씨앗을 선물받아서 지리산 일대에 차 나무를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성군이나 광주광역시, 전주시, 하동군을 둘러싼 지리산 일대에는 야생으로 자라는 차 나무가 많습니다. 특히 하동군에는 쌍계사 등의 절에서 관리하는 오래된 차 나무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녹차밭으로 가장 유명한 보성군은 일제강점기 때 대규모 녹차밭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조성한 녹차밭을 광복 후 보성 주민들이 다시 일구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말차의 역사

말차는 녹차의 일종으로, 찻잎을 쪄낸 후 잎맥을 제거한 나머지를 곱게 갈아서 분말 형태로 만들어 이것을 물에 타서 음용하는 차를 뜻합니다. 말차는 중국의 당나라 시절 녹차를 마시던 문화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는 녹차를 유통하기 위해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굳혔고 차를 마실 때는 그때그때 덩어리를 조각내서 찻물에 넣고 우렸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찻잎은 뜨거운 물속에서 갈변하므로, 가루를 물에 개서 마시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말차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말차 소비량이 늘고 있는데, 말차를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요리나 디저트에 넣어 음식 맛을 돋우거나 피부에 팩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됩니다.

 

녹차와 말차의 차이

1) 재배 과정 차이

녹차는 햇빛을 그대로 받으면서 재배됩니다. 찻잎을 수확한 후에 단기간에 데운 후 잎을 굴려서 말리면 녹차가 됩니다.

반면 말차는 생육 기간 동안 차나무 위에 15~20일간 검은 차광막을 씌워 햇빛을 차단하는 ‘차광재배’ 과정을 거칩니다. 햇빛으로부터 잎을 보호하여 잎의 경화를 지연시키고 색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 성장을 일부러 늦추는 것입니다. 고급차용 생잎을 생산할 때 많이 쓰이는 재배 방법입니다. 수확 후에는 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빨리 말린 뒤, 잎에서 줄기와 잎맥을 제거하고 가루로 곱게 갈아내면 말차가 됩니다. 차광재배로 인해 말차는 녹차보다 상대적으로 떫은맛이 덜합니다.

2) 맛과 음용 방법 차이

녹차는 담백하고 상쾌한 맛을 낼 수 있는 반면, 말차는 진하고 풍부하며 잎의 풍미가 많이 느껴지는 맛입니다. 말차는 파우더 형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말차가 농축된 녹차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녹차는 수확한 찻잎을 그대로 물에 우려내 마시거나 곱게 갈아서 가루녹차 형태로 섭취합니다. 맑고 노란 녹색에서 연한 갈색의 색을 띠며, 약간 떫은맛이 특징입니다.

말차는 수확한 찻잎을 증기에 찐 후 건조해 풍미를 높이고, 줄기와 잎맥을 제거한 뒤 곱게 갈아서 분말로 만들어 섭취합니다. 색이 선명한 녹색이며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이 특징입니다.

3) 영양성분 차이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무해한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 물질 중 대표적인 것이 ‘폴리페놀’입니다. 폴리페놀은 체내의 활성 산소를 없애고 노화 속도를 늦춰 줍니다.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은 녹차에서 떫은맛이 나게 하는 주요성분으로 지방합성 억제, 발암 억제, 항균, 항당뇨, 충치 예방 등 다양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말차는 녹차와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뜨거운 물에 찻잎을 우려 마시는 잎차에 비해 찻잎을 갈아내서 통째로 섭취하기 때문에 차의 유익한 성분까지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잎 전체를 갈아서 분말로 만들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이 녹차보다 더 높습니다. 1g당 카페인 함량이 녹차는 25mg인 반면, 말차는 35㎎ 정도이므로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말차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